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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나무
   
from : 211.211.174.183     hit : 71    date : 2020.04.07 pm 11:28:12
  name : 김영훈   homepage :
쓰러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아프게 쓰러진다 해도
쓰러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저문날에 돌아와
쓰러진 낙엽 위에 거침없이 쓰러지던 들판의 바람들
시간의 문을 두드리며 다시 태어나는 시간 앞에
쓰러지던 지나간 시간들
너무나 큰 공허 앞에
사랑일 수도 증오일 수도 없는 침묵으로
쓰러지던 작은 공허들
들녘에 새처럼 날아와 쓰러진 세월
그 속에 빗물처럼 떨어져 고인 우리들의 사랑
별빛 아래 노을과 바람 속에
거침없이 쓰러지던 모든 아름다운 것들
부끄럽지 않은 한 번의 인연을 위해
한 번 흘러 인연을 적신 젖은 눈물을 위해
나 여기 한 번 살았었다 말하고 싶다만
내 앞에 쓰러지는 것들을 위하여
쓰러져 아름다운 자세로
다시 사라지는 것들을 위하여
그렇게 말하고 싶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