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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쑥
   
from : 211.211.174.183     hit : 110    date : 2020.04.07 pm 10:58:28
  name : 김영훈   homepage :
낮달은 그치지 않고 길을 가면서
주검의 서편을 묻고 있네요
아버지, 제 가슴속에도 매일매일
저 허연 달이 떠요
사랑한다는 내 말 한마디 못 듣고 그냥 가신 아버지
저도 그치지 않고 길을 가면서
낮달이 지나간 서편을 묻고 있어요
당신이 서 계신 서쪽 끝에는
온통 개쑥뿐인 산이 있지요
아무도 돌보지 않는 땅에서 시퍼렇게 자라나는 풀
그 시퍼런 개쑥을 씹으며
왜 이 땅의 노을이 붉은지를 알아요
붉은 잇몸으로 싱싱하게 개쑥을 씹는
그 노을을 알아요
빈 소주병으로 이 곳 저 곳 뒹굴다가 그리 가면
아버지, 저도 당신의 개쑥을 씹을 게요
주세요, 조금씩 당신의 개쑥을
가진 것 없이 일평생 당신이 씹었던 개쑥을
흔하디 흔한 사랑이었던 우리의 개쑥을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고 싶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