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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152.99.132.11     hit : 1740    date : 2017.03.10 pm 02:13:39
  name : 김영훈   homepage :
숲 한가운데

우체함이
비에 젖고 있다

비에 젖으며
수신자를 기다리던 소식이
며칠 후
우편함을 떠났다

소식이 떠났다는
소식울 접수하지 못한
불쌍한 이파리들은

이파리들은
체온를 잃은 손을
허공에 대고 떨었다

마른 눈물을 뺨에 달고
이즈러지게
웃었다

이파리 옆에 이파리가 떨어져 누우며
다음 이파리를 위해 옆자리를 비어주는
배려 속에
같은 동작이 반복되었다

나무는 질서 있게
서로의 맨 얼굴을 들어내고

이파리가 떨어져 나간
나무의 귀에 대고
옆의 나무의 혀가 속삭였다

떠난 건 그저 소문이라고

무서운 건 혁명은 아니라고

일상은 결코 부서지지 않는다고

나무의 긴팔이 따라와
꿈속의 목을 휘어 감는다

절망한 목은 피하지 않는다

나무가지의 손톱이
깨지 못한 잠을
빠르게 해체하고 있다

손톱 끝에
이루지 못한 꿈의 조각들이 묻어 있다

꿈들은 결코 항의하지 않았고

그렇게
소식이 떠난 숲에서

그리운
너무나 그리운
그 사람도 갔다